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8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대장동 항소포기 외압 정성호 법무부장관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8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대장동 항소포기 외압 정성호 법무부장관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국민의힘이 ‘대장동 비리 의혹 사건’ 항소 포기를 두고 연일 장외전까지 벌이며 정부·여당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지지층 결집 효과를 노리며 대장동 논란을 핵심 전략 카드로 밀어붙이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18일 오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 앞에서 ‘대장동 항소포기 외압 정성호 법무부장관 사퇴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1일 법무부 앞에서 긴급 현장 규탄대회에 나선 지 일주일 만이다.

이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법무부 정성호 장관은 6년 전 법무부 장관의 의견표명은 그 자체로 외압이 될 수 있다고 했다”며 “그런데 이번 항소포기에서는 ‘항소가 필요하다’는 수사 검사들에 의견에 거듭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압박했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의 말에 의하더라도 명백한 외압”이라며 “법무부 이진수 차관은 ‘수사지휘권’이라는 칼을 꺼내 보이면서 수사 검사들을 압박했는데 또한 명백한 수사외압”이라고 꼬집었다.

법무부 정성호 장관, 이진수 차관을 향해서는 “부끄러움을 안다면 즉각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며 “이것이 항명이라면, 그래서 비판적 의견을 낸 검사장들을 평검사로 강등시킬 그런 떳떳한 일이었다면 당장 국정조사를 수용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특검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재명 정권은 이제 아예 대놓고 검사는 공익의 대변자가 아니라 권력의 개가 되라고 협박을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그 피해는 모두 우리 국민들이 보고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항소포기 외압에 대해서는 기필코 국민과 함께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반드시 국정조사 특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전날에도 용산 대통령실 앞마당에서 대장동 항소포기 논란 관련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어서 이번 주 서울고등검찰청(19일), 대검찰청(20일), 법무부(21일) 앞에서 규탄 활동을 이어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이후 장외 일정만 다섯 차례 소화하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대검찰청(오전)·법무부(오후) 앞에서, 지난 12일에는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규탄대회를 실시했다. 지난 14일에는 대장동 현장을 직접 방문해 대여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8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진행된 대장동 항소포기 외압 정성호 법무부장관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8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진행된 대장동 항소포기 외압 정성호 법무부장관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지지층 결속이 관건이라고 보고 대장동 관련 이슈를 집중적으로 띄우고 있다. 중도·무당층에 즉각적 파급력이 큰 부동산 대책보다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뚜렷한 핵심 지지층을 향해 ‘싸우는 정당’의 면모를 강조하는 편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국회 국정조사를 시작으로 탄핵 공세로 확장하겠다는 계획 하에 장외전을 이어가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의석 열세 속에서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한 채 장외 여론전에만 기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 11~12일, 14일 잇달아 규탄 집회를 열었지만 여론은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국민의힘 지지율(24%)이 무당층(27%)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보다 실효성 있는 투쟁 전술이 필요하다”는 당내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는 오는 19일 중진 의원들과 만나 조언을 구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둔 현재 중도층 이탈을 부를 수 있는 장외투쟁이 오히려 지지율 반등의 창구를 막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도부가 새로운 대안을 찾아서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정치 전반에 대한 국민적 냉소가 큰 상황에서 여야 모두 민생보다 정쟁에 몰두하는 모습만 보이고 있어 장외 집회가 민심을 흔들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이어 “특히 국민의힘의 장외 투쟁은 명분이 빈약한 데다 장동혁 대표의 극우적 행보가 연일 논란을 빚으면서 당에 대한 신뢰마저 떨어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장외 투쟁은 당 지도부가 ‘싸우는 정당’ 이미지를 부각해 지지층 결집, 당권 강화를 노리는 움직임으로 읽힌다”며 “다만 지금은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제1야당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되찾고 내부 쇄신에도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사에 사용된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 활용해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이며 응답률은 11.5%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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