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호소 청와대 국민청원글 등장
퓨어락, 몽글거림 현상 일부 인정
식약처 정밀 분석 결과 ‘이상 없음’
적합 제품이지만 환불 조치 시행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품질 불량 논란에 휩싸였던 퓨어랜드의 뉴질랜드 수입 분유 ‘퓨어락 로열플러스’ 1단계 제품(이하 퓨어락)이 성분검사 결과 재차 ‘적합’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여전히 특정 날짜에 제조된 제품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논란이 됐던 6월 8일자 퓨어락 제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처) 성분검사에서 재차 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공유됐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안감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온라인에는 쇼핑몰 후기를 통해 해당 날짜에 제조된 분유를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소비자 글부터 분유의 입자가 평소와 다르다고 주장하는 구매자의 상품평, 지금 주문해도 해당 날짜 제조품이 오냐는 맘카페 질문까지 다양한 사례가 존재했다.
앞서 해당 퓨어락 제품에 대한 품질 불만은 지난 11월 육아 커뮤니티 및 맘카페를 중심으로 처음 확산됐다.
다수 소비자들이 문제를 제기한 분유는 올해 6월 8일 제조된 제품으로, 1단계인 만큼 신생아부터 생후 6개월까지 섭취하게 되는 제품이다.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이 다른 날짜에 생산된 제품보다 눅눅하고 수분이 많아 입자가 뭉쳐 있는 상태로 생선 비린내가 나는 데다 분유량도 다르다고 주장했다. 제품을 섭취한 아이가 분수토(분수처럼 구토하는 모습)와 설사, 아토피 등 알러지 증상을 보였다는 경우도 존재했다.
퓨어랜드는 해당 퓨어락 특정 제조일자 제품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같은 달 9일과 24일 공식 온라인몰에 안전성 검사 결과에 대한 안내문을 게시했다. 식약처 등 4개 국제인증기관에서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으므로 안심해도 좋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분유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그달 29일에는 피해를 호소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수많은 신생아와 아기들이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한 청원인은 “생후 40일경부터 아기에게 퓨어락을 먹였는데 한 번도 보지 못한 이상한 변을 봤고 설사와 토를 했으며 급기야 분유를 거부하기까지 했다”며 특정 날짜의 제조 제품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분유를 다른 제조일자의 제품으로 교환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업체에서는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으니 그냥 먹이라고 했다”며 “다른 날짜의 제조품만 검사를 했고 6월 8일 분유는 아직 검사 진행 중이었다. 게다가 제조일자만 같은 멀쩡한 제품으로 검사를 하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퓨어랜드 측은 분유의 입자 몽글거림 현상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하면서도 제품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2월에 생산된 특정 날짜 제품의 경우 식약처를 포함한 국제인증기관 4개소에서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적합 및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다는 설명이었다.
6월 8일 제조일자 제품의 경우 식약처 검사를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며, 추가로 진행한 국제공인시험기관 검사에선 성분 분석을 마치고 정상 결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해당 날짜 제품에 대한 부정불량식품신고 민원을 제기한 소비자는 식약처 서울청 농축수산물 안전과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통지한 안내문을 공유하기도 했다. 해당 내용은 민원 당사자에게는 직접 전달되지만 퓨어랜드 측이 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선 정보공개청구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지난 9일 퓨어랜드 측은 자사 제품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분유의 입자 관련해서도 상세한 설명이 포함된 입장문을 내놨다.
안전성이 확인됐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 앞선 입장문과는 달리 이번 입장문에서는 분유 입자의 차이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더해졌다. 뉴질랜드 제조사의 생산설비 개선을 위한 노즐 교체로 인한 것이라는 안내였다.
다만 이번 설명을 통해 불안감이 해소됐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특정 날짜의 분유가 다르다는 소비자들의 반발에 사측의 초기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해당 분유를 먹이고 아기의 설사를 경험한 30대 여성 A씨는 “진작에 자세한 설명을 해 주었다면 소비자 불안감이 덜했을 것”이라며 “초반에는 무조건 7일 이내에 환불해야 한다는 둥 회사의 대응이 엉망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 B씨는 “아직도 카페에는 해당 날짜에 대한 불신감을 가지는 엄마들이 많다”며 “이는 문제가 있다는 소비자들의 클레임에 귀기울이기 보다 기존에 확보해 둔 안전성 결과만 강조한 사측의 잘못도 있다”고 지적했다.
퓨어랜드 관계자는 “수입 단계에서 이미 안전성 검증을 받은 제품이지만 소비자 불안 해소를 위해 별도로 공식적인 인증절차를 다시 거쳤다”며 “현재 해당 제품은 적합 판정을 받은 상태고 이상 증상과 분유의 인과관계는 증명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소비자들의 불안한 마음에 공감해 원하시는 분들에 대해서는 시기와 무관하게 환불 조치를 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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