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울산공장 방사성 폐기물 누출 의혹으로 최하위

경제민주화시민연대 50대 기업 ESG 평가지수 지표 [자료제공=경제민주화시민연대]
경제민주화시민연대 50대 기업 ESG 평가지수 지표 [자료제공=경제민주화시민연대]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국내 최초로 시민사회단체가 5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ESG 평가에서 태광그룹, 영풍, 중흥건설, HDC, 호반건설 등이 저조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평가는 앞으로 매년 진행돼 대기업의 ESG 실천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기대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경제민주화시민연대가 최근 실시한 50대 기업 ESG 평가지수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경제민주화시민연대는 지난달 25일 한국투명성기구, 민생경제연구소와 함께 진행한 50대 기업 ESG 평가지수를 공개했다.

50대 기업 ESG 평가지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8개월 이상 국내외 ESG 인덱스와 공시자료, 언론보도 등을 전수조사해 계량화한 결과다. 평가지표는 크게 환경, 사회, 지배구조 부문으로 구분했으며 산업통상자원부 ‘K-ESG 가이드라인’과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UN SDGBI, GRI 기준을 적용했다.

이번 평가(300포인트 만점)에서 최하위인 50위는 125.74 포인트에 그친 태광그룹이 차지했으며 49위 영풍(134.47), 48위 중흥건설(134.69), 47위 HDC(144.79), 46위 호반건설(145.32) 등이 하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하위 그룹은 기업 공개부터 공시 내용, 재해사고, 환경 폐기물, 주주 권리 등 전반적인 평가에서 ESG 지속경영과 사회공헌에 무관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태광그룹은 태광산업 울산공장의 방사성 폐기물 누출 의혹으로, 영풍은 석포제련소 오염수 방류 의혹으로 지난 3년간 정부제재 소급 평가를 시행한 시민사회 ESG 평가 중 환경부문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경제민주화시민연대는 HDC의 저조한 평가를 두고 잇따른 공사현장 붕괴 등의 중대사고가 예고됐다고 지목했다. 또, 하위 그룹일수록 중대재해보호법 시행에 대한 경영 대응으로 재해방지 대책보다 재해발생시 이를 책임질 대표와 임원을 임시방편으로 임명하는 ‘방탄경영’에 매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반면, SK그룹은 225.71포인트를 받으며 이번 평가 1위에 올랐다. 이어서 2위 현대자동차그룹(211.86) 3위 삼성그룹(193.29), 4위 LG그룹(193.12), 5위 KT&G(193.02)가 상위 그룹을 차지했다. 이들 5개 기업은 평가지수 평균 203.40포인트를 기록하며 전체 평균(174.92)을 크게 웃돌았다. 하위 그룹 5개 기업의 평균은 137.64포인트에 불과했다.

경제민주화시민연대는 ESG 평가지수 산정과 아울러 ‘경제민주화 성취 및 ESG 방향’ FGI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해당 설문조사에는 시민사회노동계 전문가 252명이 참여했다.

설문조사 결과, 문재인정부의 경제민주화 성과에 대해서 응답자의 35.7%가 ‘오히려 퇴보했다’, 31.8%는 ‘정체됐다’고 답했다. ESG 담론에서 가장 중요한 부문으로는 응답자의 26.6%가 환경을 골랐으며 지배구조(23.4%), 사회 부문(22.6%), 준법 분야(15.9%), 노동 분야(11.5%)가 뒤를 이었다. ESG 성취를 위한 개혁대상에는 응답자의 28.6%가 대기업을 뽑았으며 그 뒤를 언론계(28.2%)가 이었다.

경제민주화시민연대 이형철 공동대표는 “개별 기업에 대한 온라인 피드백과 언론의 사건사고 빅데이터 분석값까지 반영해 가장 객관적인 결과치를 시민사회 관점에서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경제민주화시민연대는 향후 시민사회 ESG 포럼 개최 및 경제민주화백서 발행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제민주화시민연대 한경주 상임대표는 “평가 결과 발표 이후 높은 사회적 관심과 함께 기업들로부터 직간접적으로 반응을 들을 수 있었다”라며 “역량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대상 기업을 늘리면서 매년 ESG 평가지수를 조사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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