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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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 폐지를 반대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회부 기준인 5만명을 돌파했다.

9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여성가족부 폐지 반대에 관한 청원’은 마감일인 지난 7일 5만명의 동의를 받고 최종 종료됐다.

현행 국회법상 30일 이내에 5만명 이상 동의를 얻은 청원은 청원심사 소위원회 회부돼 심사를 거친다. 이후 전체위윈회에서 최종적으로 의결한다. 

청원인 A씨는 “여가부는 수많은 약자와 성폭력 등의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부서”라며 국회에게 폐지를 막아달라고 요구했다. 

청원글을 통해 A씨는 자신을 성범죄 피해자이자, 해바라기센터에서 도움받던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해바라기 센터는 여가부 소관 기관으로, 성폭력·가정폭력 등 피해자에게 상담, 의료, 법률, 수사 지원을 전담한다. 

그는 “해바라기 센터는 피해자의 일상 회복에 가장 큰 노력을 하고 있어 어느 정부 부처보다 피해자를 대하는 태도에 책임감이 있다”며 “끔찍한 사건을 겪은 직후임에도 긴장을 조금 더 풀 수 있었고 사건과 관련한 진술을 하는데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A씨는 “경찰에 신변 보호 신청을 두 번이나 했지만 다른 일이 밀려서인지 그저 기다려야만 했고, 심지어 무심한 경찰들에게 2차 가해를 당하는 일도 발생했다”며 “센터는 제가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먼저 신변 보호 신청서를 내밀어 줬으며 모든 지원이 피해자 입장에서 맞춰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가부가 폐지되면 다른 기관에서 업무를 이관받아 진행한다고 하지만 각 업무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피해자, 그리고 각종 취약계층의 약자들은 이 공백의 불안감을 어떻게 견뎌야 하나”라며 “피해자의 경직되고 긴장된 마음에 따뜻한 손길로 보듬어주는 부처는 여가부 외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출처=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사진출처=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A씨는 인터넷상의 여성 혐오 조장만으로 인해 약자에게 꼭 필요한 업무를 하고 있는 기관을 폐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폐지 사유에 대해 심층적인 조사와 논의를 거쳐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여가부가 폐지돼야 할 이유는 없다고 A씨는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6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여가부 폐지 공약을 지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에서 발표한 국정과제에 ‘여가부 폐지’가 빠졌지만 이는 아직 인수위에서 정부조직 개편은 다루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새 정부에서 여가부는 시한부 부처”라고 강조했다.

이에 같은 날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성연합)은 성명서를 통해 반발에 나섰다.

여성연합은 “이는 당초 6·1 지방선거 이후로 정부조직개편을 미루겠다는 꼼수에서 더 나아가 지난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성별 갈라치기의 혐오 정치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선언이다”고 규탄했다.

이어 “여성 청년과 성평등을 요구하는 수많은 주권자들의 존재를 삭제하는 권 원내대표의 행보를 강력 규탄한다”며 여가부 폐지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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