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서 18곳 ‘미흡’
기재부, 다음달 재무위험기관 선정 예고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시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시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윤석열정부가 공공기관 재무 개선에 어떤 해답을 내놓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을 개선해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겠다는 구상 아래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서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용산 집무실 출근길에서 “경제가 어려울 때는 전통적으로 늘 공공 부문이 먼저 솔선해 허리띠를 졸라맸다”라며 “지금 나라 전체 여건도 어려워 정기 공공기관 평가 결과 경영이 부실했다면 그것에 따른 조치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공공기관 혁신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방만하게 운영돼온 부분은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전날 기획재정부가 2021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나와 주목된다. 기재부는 지난 20일 130개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에 대해 지난해 경영실적을 평가한 결과, 미흡(D등급)이 15곳, 아주미흡(E등급)은 3곳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경영평가에서 D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은 대한석탄공사,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한국마사회, 한국석유관리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며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우체국물류지원단,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등은 최하등급인 E등급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는 2020년도 경영평가 결과(D등급 17곳, E등급 2곳)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재부는 이번 평가결과를 두고 해임건의 대상에 오른 8개 기관 중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기관장 해임을 건의하기로 했다. 그외 7개 기관은 지난해말 기준 재임기간 6개월 미만이거나 임기만료 등으로 해임대상에서 빠졌다. D등급을 받은 기관 중 6개월 이상 재임한 한국산림복지진흥원,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LH 기관장 3명은 경고 조치를 받았다.

또, 기재부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14개 기관 중 현재 기관장으로 재임하는 13명에게도 경고 조치를 내렸다. D·E등급 18개 기관 및 중대재해가 발생한 14개 기관은 기재부와 주무부처에 개선계획을 제출하고 이행 상황을 점검받게 된다.

기재부는 추가로 한국전력공사 및 9개 자회사 등에는 최근 한전의 재무상황 악화에 따른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 기관장·감사·상임이사의 성과급을 자율 반납하도록 권고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강원랜드, 인천국제공항공사, 주식회사 에스알 등 11개 공기업에게도 역시 같은 조치를 권고했다.

정부는 우선 공공기관의 재무상태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체 공공기관의 부채규모가 지난해 기준 583조원에 달하자 적극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기존 경영평가는 재무성과 지표의 배점 비중을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재무위험기관 집중관리제도도 선보일 예정이다.

기재부는 공공기관의 재무상태 전반을 평가해 다음달 재무위험기관을 선정한다. 선정된 재무위험기관은 ▲중장기재무관리계획 협의 및 조정 강화 ▲출자·출연 총량관리 등 사업위험 관리 확대 ▲이자비용 부담 완화 등 경영 효율성 제고 등의 전방위적인 집중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기재부에 따르면 민간 신용평가법상의 신용등급 체계를 참고해 투자적격 기준에 미달하거나 부채비율이 일정규모 이상인 공공기관이 재무위험기관에 최종 선정된다. 기재부 재무경영과 관계자는 “재무위험기관 선정 결과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와 다를 수 있다. 경영평가 자료를 받아서 일부 반영하지만 경영평가에서 결과가 양호했어도 재무위험기관에 선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재무상황을 명분으로 기관장 교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과는 거리를 뒀다. 이 관계자는 “출자·출연 총량관리 등은 모든 기관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기관별 상황을 고려해서 협의해서 조정해 갈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재무위험기관 집중관리제를 공공기관 경영평가처럼 기관장 교체 등 운영 전반에 대한 조치까지 확대하는 부분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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