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수도 12.5% 상승 ‘역대 최고’
한은 “내년 초에도 5% 내외 상승 예상”
【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올해 소비자물가가 5% 이상 올라 지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7.71(기준시점 2020년=100)로 지난해 대비 약 5.1%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게 집계됐다.
연간 물가상승률은 지난 2019년 0.4%, 2020년 0.5%대를 기록하며 통계작성 이후 처음으로 연속 1% 미만의 상승률을 나타냈으나 지난해 정부의 목표 물가인 2%를 넘어서고 올해 5.1%를 기록하며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한 유동성 확장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하면서 수입 물가가 높아진 탓으로 풀이된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공업제품이 석유류(22%), 가공식품(7.8%), 내구재(3.1%), 기타공업제품(4%), 섬유제품(3.2%) 등 모두 상승해 전체 6.9% 올랐다.
전기료, 도시가스 등의 가격 인상으로 전기·가스·수도는 12.5% 오르며 지난 201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 대비 3.7% 상승했다. 전세(2.6%), 월세(0.9%) 오르면서 집세가 1.9% 올랐다. 외래진료비(2.3%), 국제항공료(15.9%), 입원진료비(1.5%) 등 공공서비스는 0.8% 상승했다.
개인서비스가 5.4% 오르면서 두드러진 상승률을 보였다.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 폭은 1996년(7.6%) 이후 26년 만에 가장 높았다.
농수산물은 축산물(6%), 농산물(2.4%), 수산물(3.4%) 모두 올라 3.8% 상승했다.
계절적인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의 상승률은 4.1%였다.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아 체감물가를 민감하게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6% 올랐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의 상승률은 3.6%로 나타났다.
올해 물가 상승 추이를 보면 1월 3.6%에서 7월 6.3%까지 짧은 기간 내 가파른 상승을 보였고 8월 이후 5%대에서 주춤하다 점차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내년에도 소비자물가는 쉽게 내려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이날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내년 초에도 소비자물가는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총재보는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5%)은 서비스물가 오름세가 둔화됐으나 공업제품가격 상승폭이 확대되며 전월에 이어 5%를 나타냈다”며 “이는 지난 11월 전망과 부합하는 수준으로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내년 초에도 5% 내외의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