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께 심려 끼쳐 사의 표명”
‘친윤’ 이철규 회동 두 시간만에
오전 ‘저출산위 간담회’도 불참
당 전대 선관위는 기탁금 결정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여부를 두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어왔던 나경원 전 의원이 당권 도전 의지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10일 윤 대통령에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했다. 이는 직책을 내려놓고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정치권에 따르면, 나 전 의원은 이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대통령께 심려를 끼쳐 사의를 표한다”고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전달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저출산위 간담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나 전 의원은 최근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밝힌 ‘대출 탕감’ 저출산 대책을 놓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어왔다. 나 전 의원은 당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친윤계 이철규 의원과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은 배석자 없이 약 1시간 동안 회동했고, 나 전 의원은 회동을 마친지 두 시간여 만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이 의원과 회동 후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럼에도 부위원장 직 사퇴로 인해 나 전 의원 마음이 당권 도전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에 사의를 표명했다는 나 전 의원 주장에 대해 “들은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 장관급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대사로 임명됐다. 기후대사는 아직 사의 표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의원은 최근까지 ‘당심 지지도’ 1위를 고수하는 등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윤 대통령 의중이 김기현 의원에게로 향하면서 동시에 나 부위원장에 대한 압박으로 다가왔다.

최근 대통령실은 당권 출마를 염두에 두고 행보를 하는 나 전 의원에 대해 “실망스럽다”, “납득하기 어려운 부적절한 처사” 등 이례적 표현을 써가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3·8 전당대회 출마 기탁금을 결정해 발표했다. 선관위는 당대표 후보 9000만원, 최고위원 4000만원, 청년최고위원 1000만원을 걷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대표의 경우, 예비경선(4000만원)과 본경선(5000만원)을 합한 금액이다. 이는 지난 2020년 전당대회 당시(8000만원)보다 1000만원 늘어난 액수다. 최고위원 역시 3000만원에서 1000만원 증가했다.

기탁금은 전당대회 운영비용 충당과 후보 난립을 막기 위해 후보자들이 당에 일정 금액을 기탁하는 것이다. 선관위는 다음달 2일부터 후보 등록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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