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22일 오사카서 ‘다케시마의 날’ 시위 열려
영사관, “한국인 신변 각별히 주의 해달라” 공지
반복되는 혐한 범죄...‘우토로 마을 방화’ 대표적
외교부 “국민 안전 위해 필요한 영사조력 제공”

[사진제공=주오사카 대한민국 총영사관]
[사진제공=주오사카 대한민국 총영사관]

【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오사카 지역을 방문하는 한국인은 신변 안전에 유의하라는 주오사카 대한민국 총영사관의 공지가 올라왔다. 일본 우익 단체들이 ‘다케시마의 날’ 시위를 예고한 까닭이다.

21일 영사관은 공지를 통해 이날부터 22일까지 양일간 오전 9시에서 정오 사이 일본 오사카부 오사카시 주오구 니시신이바시 2초메 3-4, 영사관 인근서 대규모 거리시위가 열릴 예정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시위가 열리는 곳은 한국 여행객이 오사카 방문 시 꼭 들린다는 명소로 알려진 도톤보리강 에비스바시(다리), 글리코 사인 위치 등에 인접해 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에 극도로 반감을 드러내는 우익 성향 단체 회원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한국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월 김지영 독도사랑예술인연합회 회장과 김동욱 독도수호결사대 대장이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다케시마의 날 철회 촉구 및 독도 침탈 야욕 규탄 집회’를 열고 피켓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해 2월 김지영 독도사랑예술인연합회 회장과 김동욱 독도수호결사대 대장이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다케시마의 날 철회 촉구 및 독도 침탈 야욕 규탄 집회’를 열고 피켓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10년째 이어지는 “독도는 일본땅” 망언

지난 2005년, 2월 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제정한 이후 일본은 독도를 분쟁 지역화 하는데 끊임없이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일본 외무상이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발언을 뱉은 것은 올해로 10년째다.

지난 1월 23일에도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정기 국회 외교 연설에서 역사적 사실에 비춰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외무상이던 지난 2014년부터 일본 외무상은 10년째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강력히 항의하며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일본 외무상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반복한 데 대해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했다”며 “일본 정부는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반복하는 것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자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의 부당한 주장이 대한민국 고유 영토인 독도에 대한 우리 주권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재차 분명히 하며 독도에 대한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임을 밝힌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대변인도 다음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관계를 개선하자는 한일 정부의 말들이 서늘한 허언으로 들리는 이유”라며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억지 주장을 10년째 계속하고 있다”며 비판한 바 있다.

지난 2014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로비에서 재일본대한민국국단과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의원 주최로 일본 헤이트스피치(hate speech)·혐한(嫌韓) 출판물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2014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로비에서 재일본대한민국국단과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의원 주최로 일본 헤이트스피치(hate speech)·혐한(嫌韓) 출판물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日우익 세력의 혐한범죄…이대로 괜찮나

일본 내 우익 세력을 중심으로 한 혐한 발언이나 범죄는 잇따라 발생해 왔다. 특히 그중 대표적인 사건이 지난 2021년 8월 혐한 감정을 가진 20대 일본인이 교토부 우토로 마을에서 저지른 방화사건이다.

당시 나라현 사쿠라이시에 거주하던 20대 아리모토 쇼고는 혐한 감정을 갖고 우토로 마을에 들어가 빈집에 불을 질렀다. 이로인해 인근 주택 7동이 불에 탔다. 이에 그치지 않고 아리모토는 나고야시에 위치한 한인 학교 등에 불을 질렀다.

재판 당시 아리모토는 “한국이 싫었다. 적대감이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오사카에서는 극우단체 대표자가 노골적인 재일 조선인에 대한 혐오를 담은 전단을 배포해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지난 2021년 12월 ‘조선인 없는 일본을 지향하는 모임’이라는 극우 성향 정치 단체의 대표인 가와히가시 다이료는 “재일(在日) 한국·조선인은 약 50만명 정도 거주하고 있으며 그 다수는 범죄를 범하더라도 강제송환 되지 않는 특권, 특별영주자격이 부여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재일 한국인은 안심하고 범죄를 저지른다”는 내용이 담긴 전단을 오사카시 이쿠노구 주택가에 배포했다.

오사카는 2016년 일본 내에서 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이나 혐오 발언을 방지하기 위해 ‘헤이트 스피치 해소’ 법률을 시행 중에 있지만, 일본 내 우익 세력을 중심으로 한 혐한 발언이나 행동은 근절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해당 조례에는 헤이트 스피치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고, 단순 선언 수준에 불과해 피해자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외교부 “필요한 영사조력 제공하겠다”

올해 설 연휴 기간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1위 인기 여행지로 떠오를 만큼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곳인 일본. 이런 상황 속에서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인터파크가 지난 21∼24일 출발 기준 예약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올해 설 연휴 인기 여행지는 일본과 동남아였다. 항공 노선별로는 일본이 절반에 가까운 48.7%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동남아(36.7%), 대양주(5.5%)가 뒤를 이었다.

또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1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이 149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방일 외국인 중 한국인이 56만5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전체 외국인 방문객의 37.7%에 해당할 만큼 높은 수준이다. 

이렇듯 일본에 대한 관광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외교부는 다케시마의 날 시위와 관련해 “국민 안전을 위해 만전을 기울일 것”이라고 답했다.

외교부 대변인실은 “외국에 방문하는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번 오사카 안전문자 공지를 통해 국민 개개인의 안전을 각별히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오사카 영사관 공지의 경우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조치를 한 것이며, 시위 관련 사건 발생 시 당국 경찰과 협조해 대처를 할 예정” 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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