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5월에 시범...하반기 본격 시행
오세훈 시장, “혁신적 교통 정책 필요”
“기후위기 대응 차원 대중교통 활성화”
“경기도·인천시 협조 절실”...동참 촉구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후동행카드 도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후동행카드 도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내년부터 서울시에서 지하철과 시내·마을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월 6만 5000원으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이 도입된다. ‘환승요금제’도 사라진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1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교통 분야 기후위기 대응은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가 핵심”이라며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을 원스톱으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으로 전환하기 위해 혁신적인 교통정책이 필요했다”며 “전세계가 기후위기를 겪고 있는데 해결책은 탄소저감이다. 또 고물가, 고금리로 힘들어하는 서민 가계부담을 덜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친환경 버스 교체, 공공자전거 확대, 전기택시 보급 등 수송 분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하드웨어를 교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부연했다.

서울시는 이날 기후위기 대응과 고물가 시대 가계 부담 절감을 위해 월정액으로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내년 1~5월 시범운영과 보완을 거쳐 7월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이용 대상 지하철은 서울 시내에서 승·하차하는 1~9호선을 비롯해 경의·중앙선, 분당선, 경춘선, 우이신설선, 신림선까지 모두 해당한다. 다만, 기본요금이 상이한 신분당선은 제외다.

이와 함께 서울에서 승차해 경기·인천 등 다른 지역에서 하차해도 무제한 요금 이용이 가능하지만,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승차하는 경우엔 기후동행카드 이용이 불가능하다.

또 버스의 경우 서울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모두 이용할 수 있고, 경기·인천 등 타 지역 버스나 기본요금이 다른 광역버스는 서울지역 내라도 이용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오 시장은 장거리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위해 인천시와 경기도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수도권은 교통에 관해서는 운명공동체일 수밖에 없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분들도 서울시민이라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다”며 “지난주 인천시, 경기도와 논의를 시작했는데 피드백이 부정적이지는 않았다. 시범사업까지 4개월 남았으니 적극 호응해줘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정책실장도 “광역버스 요금은 경기도와 서울시가 다르다. 독일도 광역버스는 적용하지 않았는데, 만약 하게 되면 금액 조정이 필요한 사항”이라며 “버스는 천천히 하더라도 지하철이라도 시범사업 때 같이 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후동행카드 도입 기자회견에서 기후동행카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후동행카드 도입 기자회견에서 기후동행카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기업 대량 구매 시, 세금 감면 검토

공공자전거 따릉이는 ‘1시간 이용권’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으며, 시는 향후 리버버스(수상버스) 등 새롭게 추가되는 차세대 친환경 교통수단까지 확대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시는 종사자 100인 이상 기업에서 기후동행카드를 구매해 임직원에게 배부할 경우에 교통유발부담금 감면 등 추가적인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는 독일 ‘도이칠란드 티켓(D-Ticket)’과 같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해 6~8월 한화 약 1만 2000원으로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9유로 티켓’을 실험 도입했다.

5000만장을 판매한 결과 ▲대중교통 이용 25% 증가 ▲이산화탄소 180만톤 저감 ▲물가상승률 0.7% 감소를 비롯해 ▲교통혼잡 개선 ▲대중교통 신규 이용자 증가 등의 효과를 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독일은 올 5월부터 월 49유로의 도이칠란드 티켓을 본격 도입해 3개월 만에 1100만장을 판매하는 성과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 도입으로 연간 1만 3000대 가량의 승용차 이용 감소와 연 3만 2000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약 50만의 시민이 1인당 연간 34만 원 이상 할인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시는 최근 큰 폭의 물가·에너지 비용 상승과 버스 요금 인상 및 내달 예정된 지하철 요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시민의 가계 부담 체감이 커질 것으로 보고, 요금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와 대중교통 수단 분담률을 획기적으로 올려놓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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