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데 대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일방적 폭거에 의해 선출한 상임위원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폭거에 의해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했다”며 “거기서 진행되는 일정에 관해서도 전혀 동참하거나 협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대한민국 국회를 의원총회의 장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한 마디 하면 모든 것을 다 마음대로 굴릴 수 있다는 오만함의 표출”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 의사일정이라는 건 원내대표단 간의 긴밀한 협의 하에 정해지는 건데, 지금은 (민주당이) 의원총회에서 일방 통과하듯 오만함을 보이고 있다”며 “함께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한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런 의원총회를 매일 진행하면서 계속 논의를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며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하고 언론·방송 장악을 통해 국민들을 호도하기 위한 시도라는 생각을 의원들과 같이 공유했다”고 전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국민들이 기다리고 있다.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민생 (정책을) 우리가 제대로 챙겨야 한다”며 “그걸 위해 총의를 다하자는 인식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11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반발하며 모든 상임위 일정에 대한 보이콧을 검토하기로 했었다.

추 원내대표는 전날 늦은 밤 국회 본회의 도중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내일(11일) 오전 10시 의원총회를 추가로 하겠다”며 “내일까지 토론이 이어지기 때문에 (이후에) 압축된 결과를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당시 “법사위는 국회의장이 맡고 있는 당을 견제하기 위해, 균형을 위해 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왔다”며 “국회 전반의 운영을 함부로 독주하게 하는 최소한의 장치 상임위가 법사위”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전날 여야 전반기 원 구성 협상이 결렬되자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9시경 열린 본회의에서 쟁점 상임위인 법사위와 운영위를 포함, 11개 상임위원장을 자당 의원으로 뽑았다.

표결에는 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등 야당들만 참여했고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하며 본회의에 불참했다. 야당이 국회의장을 비롯해 법사위와 운영위를 모두 차지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