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위원장, 곧 출마 결정할 듯
나경원, ‘원내 당대표’ 언급하며 견제
윤상현·안철수·유승민·원희룡 고민 중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국민의힘이 13일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국민 여론조사 20%를 반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기존 ‘당원투표 100%’인 전당대회 규정(룰)을 ‘당원투표 80%·여론조사 20%’로 개정할 방침이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비공개회의를 열고 8(당심)대 2(민심)의 전당대회 룰을 반영한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김민전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취재진에게 “당원 비율의 (지나친) 축소는 우리 당원만을 많이 반영한 것이 문제인 것처럼 해석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민심 반영 20%와 30% 중 20%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민심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이다”라며 “제도 안정성 차원에서 여론조사가 불안정한 측면도 있는 게 사실이라 8대 2로 가게 됐다”고 전했다.

앞서 국민의힘 당헌·당규 개정특별위원회(특위)는 전날 회의에서 민심을 20% 또는 30% 반영하는 개정안을 비대위에 제출한 바 있다. 이날 비대위에서 의결된 개정안은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거쳐 확정될 방침이다.

김 수석대변인은 20% 반영안을 선택한 것과 관련해 “당원만 반영하는 것으로 지난 전당대회를 치렀다가, 이번에 (민심을) 크게 반영해 움직이는 것이 제도의 안전성을 무너뜨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출범 전까지 당원투표 70%·국민 여론조사 30%의 전당대회 룰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전 대표 선출 당시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당원투표 100%로 변경된 바 있다.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앞서 이날 공개회의에서 “파리올림픽 이전인 7월 23일에 전당대회를 치르려면 법정(당헌당규) 시한이 (오늘로) 딱 40일이 남는다”며 “이번 전당대회는 당원은 물론 국민 모두가 함께하는 아름다운 대회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심을 반영하려는 열린 정당의 요구와, 당원 배가 운동을 앞두고 당원들의 사기를 진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존한다”고 전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관련 입장발표를 마친 후 당사를 나서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4. 04. 11. [사진제공=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관련 입장발표를 마친 후 당사를 나서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4. 04. 11. [사진제공=뉴시스]

전당대회 룰이 확정됨에 따라 당권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당대표 후보로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거론된다. 한 전 위원장은 아직까지 출마여부를 직접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여러 정황상 출마는 기정사실화되는 모양새다. 한 전 위원장은 최근 ‘해외직구 금지’ 입장에 이어 SNS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헌법 84’를 언급해 출마 선언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당권주자 간 견제 수위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한 전 위원장이 언급한 헌법 84조 해석 논란에 관한 입장을 재차 밝히기도 했다.

나 의원은 “헌법 84조의 논쟁 자체는 흥미롭지만 정치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민주당이 하는 행태도 그렇고, 결국 민주당은 영장 판사도 본인들이 고르겠다는 거고 법관 선출제도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 의원을 비롯한 안철수·윤상현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거론되는 유력 당권주자들이 본격적으로 레이스에 뛰어들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한동훈 대세론’이 굳어지는 분위기가 계속되면 정치적 셈법을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실제 유력주자 대부분은 현재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당대표 선거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제가 어떻게 하는 것이 당과 지지자, 국민을 위해 좋은 선택인지를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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