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
△ 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이 성큼 다가왔다. 설은 한 해의 시작을 알리고, 가족·친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따뜻한 정을 나누는 특별한 시간이다. 7남매 중 둘째 아들로 자란 필자에게 설은 특히 큰 의미로 다가오곤 했다. 

필자의 유년시절 설 풍경은 소박하면서도 행복이 가득했다. 형의 물건을 물려받는 것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웠고, 어머니께서 재래시장에서 사오신 새 양말 한 켤레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었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이는 자원의 재활용이 생활화된 모습으로 ESG의 기본 가치와 맞닿아 있었는 것 같다. 물질적으로는 부족했을지라도 정서적으로 풍요로웠기에 그 시절, 그 명절이 그립다. 

경제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룬 대한민국. 세계가 주목하는 경제 대국으로 자리 잡았지만, 정신적 풍요로움은 그만큼 뒤처진 것 같다. 이념의 양극화, 소득의 양극화는 갈등을 더욱 심화시켰고, 어느새 일상이 되어버린 ‘내로남불’ 단어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기보다 부정하고 배척하는 오늘날, 우리는 어떤 자세로 살아갈지 고민해봐야 한다. 

물론 단기간 해결이 어렵게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작은 시작이 큰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특히 다가온 설 명절은 이러한 고민을 풀어갈 작은 시작점이 될 수 있다. 가족·친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다 함께 음식을 나누고, 덕담을 주고받던 우리의 전통은 단순한 옛이야기가 아닌 현재의 우리가 회복해야 할 중요한 가치를 담고 있다. 

타인을 이해하고,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대화하며 희망을 나누는 자리가 바로 설 명절의 의미 아닐까.

설 명절은 단지 음식을 나누고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아닌 공동체를 더욱 단단하게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 옛날 가족 간의 화목과 이웃 간의 정을 나누는 시간이었다면 오늘날은 우리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작은 시작일 수 있다. 서로의 다른 점을 인정하고 포용해 미래를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나눈다면 과거 전통적인 행사를 넘어서 현대 사회의 치유와 화합의 계기로 자리 잡을 것이다.

설 명절이 더 폭 넓은 의미로 자리잡기 위해 우리 모두는 부정적이거나 은연중에 비교를 품고 있는 단어는 피해야 한다. 긍정적이고 따뜻한 단어로 분위기를 이끌어가야 한다. 이러한 배려의 시작이 명절을 더욱 즐겁고 뜻깊게 만들 것이다. 또한 세뱃돈은 두둑하게 준비해야 한다. 세뱃돈은 단순한 금전적 가치가 아닌, 축복과 격려의 상징이다. 

2025년 설에는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긍정적이고 따뜻한 대화로 시작하시길 권한다. 지난 일상을 돌아보고 서로의 고충과 기쁨을 나눠 앞으로의 희망을 함께 그려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이런 공감과 배려의 자세들이 우리 사회의 단단한 기반이 될 것이고, 우리의 작은 변화가 밑거름이 되어 더 큰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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