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지난해 국내 5대제약사 실적은 기술수출과 글로벌 신약의 성과에 따라 엇갈렸다.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은 신약 성과와 글로벌 진출로 호실적을 기록한 반면, 한미약품과 GC녹십자, 종근당 등은 실적 부진을 겪었다.
1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해 매출 2조677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조 클럽’에 입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2% 증가한 수치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글로벌 기술이전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렉라자는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과 병용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하며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6000만달러(약 870억 원)를 유한양행에 안겨줬다.
다만,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548억원으로 3.8% 감소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R&D 비용에 2699억원을 투자했으며, 신규 파이프라인 2개를 추가하며 연구개발을 강화했다. 회사 측은 “올해 렉라자의 유럽 상업화, 중국·일본 품목허가가 예정돼 있어 추가 마일스톤 유입이 기대된다”며 “미국 시장에서도 판매 로열티가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매출 1조2654억원, 영업이익 1638억원을 올리며 전년 대비 각각 3.6%, 23% 성장했다.
국내 5대 제약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상승한 기업으로, 신약 ‘펙수클루(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와 ‘엔블로(당뇨병 치료제)’, 그리고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특히, 펙수클루는 국내 및 글로벌 시장에서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나보타 역시 글로벌 매출이 186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 성장하며 대웅제약의 대표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한미약품과 GC녹십자는 지난해 연간 매출은 나쁘지 않았지만, 실적 부진이 뼈아팠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 1조4955억원으로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2162억원으로 전년 대비 45억원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이에 대해 MSD 마일스톤 유입 감소, 독감 유행 지연, 의정 갈등 등 외부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GC녹십자 역시 매출 1조679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3%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6.8% 감소한 321억원에 그쳤다. 백신 접종 지연과 자회사 지씨셀의 실적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매출이 목표치를 밑돌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증권업계는 알리글로의 시장 확산이 지연된 이유로 미국의 코페이(Co-pay) 지원 프로그램 시기와 출시 일정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코페이 지원 프로그램은 연초에 시작되지만, 알리글로는 8월 출시되면서 환자들의 접근성이 낮아졌다는 평가다.
종근당은 지난해 매출 1조5864억원, 영업이익 99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5%, 59.7% 감소했다. 회사 측은 2022년 노바티스로부터 받은 CKD-510의 기술료 1061억 원이 2023년에는 반영되지 않은 ‘역기저 효과’가 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연구개발(R&D) 비용 증가, 주요 품목인 케이캡 부재 등의 영향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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