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전 대표가 보유 주식을 매각하며 경영권 싸움에서 물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임 전 대표는 지난 17일 보유 주식 192만 주(2.81%)를 4자 연합 측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라데팡스(킬링턴)에 매각했다. 이번 거래로 형제 측의 지분은 더욱 축소됐으며, 4자 연합(송영숙·신동국·임주현·라데팡스)의 지배력은 한층 강화됐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오늘을 기점으로 어떠한 분쟁도 발생할 수 없는 견고한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했다”며 “한미의 영속과 발전을 위한 협력과 소통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자 연합, 지분율 과반 확보…경영권 장악
이번 지분 매각으로 형제 측의 우호 지분율은 20%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4자 연합의 우호 지분은 과반인 57%대로 확대됐다. 특히 개인 최대주주인 한양정밀 신동국 회장은 같은 날 킬링턴 주식 100만 주를 장외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4자 연합의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했다. 취득 단가는 1주당 3만5000원으로, 임 전 대표가 매도한 가격과 동일하다. 거래 예정일은 3월 20일이다.
형제 측의 지분율은 10% 초반대로 낮아졌으며, 4자 연합의 지분율은 45%를 넘어서며 경영권이 안정화됐다. 이번 변화를 통해 한미약품그룹의 지배구조는 사실상 4자 연합 중심으로 완전히 개편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양측은 지난 1년간 진행된 법적 공방을 모두 종결하기로 합의하며 갈등을 공식적으로 매듭지었다.
3월 주주총회 앞두고 새 경영진 구성 주목
4자 연합은 오는 3월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구체적인 경영 정상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특히, 4자 연합이 거듭 강조해 온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여부가 핵심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신 회장과 모녀 측은 “대주주는 이사회에서 한미를 지원하고, 전문경영인이 기업을 이끄는 구조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글로벌 빅파마인 머크(Merck)식 전문경영인 체제가 한미약품그룹에도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머크는 가족위원회와 파트너위원회를 운영하며, 대주주는 지분만큼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구조다. 4자 연합이 해당 모델을 벤치마킹할 경우, 그룹 내 경영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월 신 회장은 소액주주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전문경영인은 R&D, 금융, 관리 부문 등 경험을 골고루 갖춘 사람이어야 하고,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다만 전문경영인 혼자 회사를 모두 이끌 수 없는 만큼, 대주주 공동 의사결정 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복수의 제약 쪽 인사를 접촉 중이라는 것도 밝혔다. 다만 한미약품 측은 “구체적 내용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경영권 분쟁의 종식으로 한미약품그룹은 내홍을 정리하고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리더십 아래서 한미약품그룹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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