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br>
△ 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

중국의 고대 철학자 장자의 사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章) 「소요유(逍遙遊)」는 한 편의 시처럼 시작한다. 

“北冥有魚 其名爲鯤 鯤之大 不知其幾千里也 化而爲鳥 其名爲鵬 鵬之背 不知其幾千里也 怒而飛其翼 若垂 天之雲…”

북해의 깊은 바다에 곤(鯤)이라는 거대한 물고기가 있었다. 그 크기는 몇 천리나 되는지 가늠할 수 없었다. 이 물고기가 변해 붕(鵬)이라는 새가 됐다. 붕이 날아오르면 날개가 하늘을 가득 뒤덮어 구름처럼 웅장했다. 

비현실적이라고 치부할 수 있으나, 장자는 단순히 허무맹랑한 전설을 말하려던 것이 아니다. 현실을 초월하는 자유, 그리고 ‘큰 뜻을 품는 자만이 머나먼 여정을 간다’는 철학적 은유이다. 장자의 ‘대붕만리(大鵬萬里)’는 바로 그 정신의 절정이다. 작은 연못에 사는 개구리가 대양을 이해할 수 없듯, 작은 뜻을 가진 자는 큰 세상의 이치를 보지 못한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대붕의 꿈이 필요하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룩한 대한민국은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에 빠졌다. 경제 성장 둔화, 분열 사회, 기후위기, 인구감소, 국제 정세의 격랑까지 겹치며 미래에 대한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현실에 안주하는 순간, 우리는 퇴보의 길로 곧바로 접어들 것이다. 

그러나 위기의 또 다른 이름은 곧 기회이다. 대한민국이 ‘대붕만리’ 정신으로 다시 한 번 비상하기 위해서는 리더를 포함한 국민 모두가 큰 꿈을 꾸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우리의 자녀 세대, 그리고 그 자녀의 세대까지 바라보는 큰 계획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의 안목과 철학이 절실하다. 지금은 새로운 시대를 이끌 우리의 지도자를 선택해야 하는 중대한 시기이기도 하다. 단순 인기와 감정의 정치에 흔들리지 말고, 대한민국의 향후 100년을 내다보며 큰 뜻을 품은 지도자이면서 “큰 꿈을 꾸자”고 국민들에게 외칠 수 있는 자를 선택해야 한다. 작은 이익에 머무르지 않고, 국가의 비전을 세계사적인 차원에서 새롭게 설계할 수 있는 인물인지 고민해 보라. 

대한민국은 절대 작지 않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면서 문화와 기술, 인재 등 다방면에서 세계가 이미 주목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명심해야 한다. 작은 꿈을 꾸는 순간, 우리 스스로는 작아질 것이다. 

“작은 새는 작은 숲을 넘는 것조차 위업이라 여기지만, 붕은 아득한 남해 끝까지 날아간다.”

기억하라. 장자의 비유처럼, 대한민국도 다시금 거대한 하늘을 꿈꿔야 한다. 

“대붕은 그저 날지 않는다. 오랜 시간 하늘을 응시하며, 바람을 등에 지고, 마침내 하늘로 오른다.”

바로 지금 대한민국도 조용히 준비해 기회를 잡고, 큰 뜻을 품고 비상해야 한다. 

작은 비전으로는 결코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없다. 모두가 대붕의 넓은 등과 큰 날개로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날아갈 때, 현실의 벽을 넘는 상상력이 시작하고, 그 상상력을 현실로 바꾸는 것이 바로 리더십이다. 이 두 가지를 모두 품은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대붕만리, 그 시작은 우리의 꿈에서부터 비롯된다. 자,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위해, 큰 꿈을 꾸고 멀리 날아가기 위한 힘찬 날개짓을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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