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세력 대항…‘셀트리온·에이치엘비’ 투자자 연대추진

한국주식투자자연협회에서 운행을 시작한 공매도 폐지 홍보 버스가 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인근에 주차돼 있다. ⓒ뉴시스
한국주식투자자연협회에서 운행을 시작한 공매도 폐지 홍보 버스 ⓒ뉴시스

【투데이신문 이세미 기자】 주식 투자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세워진 비영리 단체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이하 한투연)가 공매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한투연은 1일 성명서에서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재개할 경우 투자자들끼리 연대 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한투연은 불법 공매도가 원천적으로 근절될 수 있는 제도개선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가 재개되는 것을 경계하며 오는 3월 15일 재개 예정인 공매도 금지를 1년 더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투연 정의정 대표는 성명서를 통해 “오늘부터 공매도의 대표적 피해기업인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 주주연대가 연합해 공매도에 맞서 싸울 것을 선언하며, 향후 공매도가 집중된 다수 상장회사 주주들과 힘을 합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로빈후드 등 공매도의 불의에 저항하는 외국인 개인투자자들과 힘을 합해 우리나라 공매도 세력에 맞서 공동으로 대처하는 행동 등을 통해 대한민국 주식시장의 봄날을 앞당기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을 빚고 있는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미리 빌려서 팔고, 실제 주가가 하락하면 싼 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기법이다. 주가가 적정 가격을 찾도록 도와주는 순기능을 갖고 있는 반면 일부 공매도 세력은 이 점을 활용해 주가가 하락할 때 공매도 물량을 쏟아내는 등 일부러 하락시키는데 악용하기도 한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재 금융당국은 공매도 재개를 3개월 더 연장하고,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참여 기회를 늘리기 위한 시스템을 오는 6월까지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에 한투연은 “공매도 재개 전 100% 전산화된 무결점 무차입 공매도 적발시스템 도입을 요구하고 기존 1개월 주기가 아닌 매일 실시간으로 불법 공매도를 적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매도 주체의 수익도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주요 국가와 우리나라 공매도 주체의 5년 또는 10년간 수익을 조사한 후 비교하고 존치 여부를 사회적 논의로 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오는 3월 5일까지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에서 ‘공매도 폐지’, ‘금융위원회 해체’ 문구를 내건 버스를 왕복 운행하며 본격적인 공매도 반대 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투연은 공매도 잔량 1위 종목인 셀트리온(코스피), 에이치엘비(코스닥)를 시작으로 해당 종목 개인 주주들과 연대해 공매도 세력에 맞서는 운동을 시작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집단 주식 매수로 헤지펀드들이 큰 손실을 본 미국의 ‘게임스톱’이 한국판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지난달 21일부터 30일까지 열흘간 뉴스, 커뮤니티, SNS, 정부기관 등 12개 채널 22만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셀트리온과 공매도’ 키워드, ‘셀트리온과 동학’ 두 조합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공매도에 반감을 가진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 종목 중 공매도 금액 1위인 셀트리온에 대한 포스팅을 최근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투연 정의정 대표는 “공매도 금지 조치를 1년 더 연장하고, 제도 개선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차근차근해야 한다”라며 “기업을 살리고, 공매도 펀드를 파산하게 만들어 오랜 기간 유출된 국부를 되찾으려 하는 싸움이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주식 투자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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