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초대형 여객기 A380 기종을 운항하는 아시아나항공의 조종사 상당수가 팬데믹의 여파로 필수 비행 경험을 채우지 못해 자격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A380 조종사들이 지난해 기준 1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인 지난해 2월 보다 135명이나 줄어든 수준이다. 이 기간 기종을 변경한 14명과 사직한 1명을 제외한 120명의 조종사가 자격을 상실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급감하자 지난해 4월 A380의 운항을 중단했다. A380은 495석을 보유한 초대형 여객기로 호황기에는 주요 수익원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좌석을 모두 채울 수 없는 팬데믹 시기에는 연료비 등 지출을 고려해 작은 기종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A380 조종사들은 사실상 항공기 운항 기회를 갖지 못했고 자격 유지에 필요한 필수 비행 경험(90일 내 3회 이착륙)도 채울 수 없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종사들은 대부분 1인당 1개 기종의 자격을 보유하고 있어, 기종 전환 없이는 다른 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아시나아항공이 대한항공의 시뮬레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지만 이를 통해 자격을 유지한 조종사는 10명에 그쳤다. 시뮬레이터의 대여비가 1시간당 수십만원에 이르는 만큼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격을 상실한 조종사 120명 중 대다수는 1년 이상 자격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만약 자격을 잃은 채로 3년이 지난다면 비행 기종에 대한 훈련 및 심사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기종 전환 및 재교육을 실시해 조종사들의 자격을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오는 11월부터 기종 전환이나 재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공지됐다”라며 “업황 회복 시 자격 복원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여객산업의 업황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NH투자증권 정연승 연구원은 “여름휴가 시즌이 끝나면서 국내선 수요 둔화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백신 보급이 빠른 선진국, 장거리 노선 중심으로 (국제선) 수요 회복세가 계속될 전망이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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