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보건의료노조 실태조사 결과 발표
간호 노동현장 5년 차 이하 저숙련 간호사多
‘번아웃’…열악한 근무조건·과중한 업무 원인
“인력 충원·1인당 적정 환자 수 제도화 절실”
【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2022년 대한민국 간호 노동현장은 5년 차 이하 저숙련 간호사들에 의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교대(D-E-N)와 더불어 야간 근무가 지속돼 일과 생활의 균형에 영향을 겪는 간호사들이 ‘번아웃’으로 떠난 결과로 해석된다. 아울러 대다수의 간호사들이 최근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간호 노동과 관련된 종합적인 정책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전국 보건의료산업 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지난 1월 5일부터 한 달간 보건의료인력 7만9792명(응답자 4만2857명, 이 중 간호사 2만727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3일 해당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간호 노동 현장은 20대~30대가 2만2314명으로 82%의 높은 비율을 보였다. 간호사의 같은 직종 근속 총기간은 1년 차(이하)~5년 차의 저숙련자가 4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숙련자인 6~10년 차는 28.6%, 고숙련자인 11~20년 차는 21.1%에 그쳤다.
간호사들 중 3교대 근무자는 2만321명으로 74.6%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보통의 근무형태인 통상 근무자는 5738명 21.1%로 나타났다. 특히 10년 차 이하의 간호사는 평균 86.2%가 3교대 근무를 이어오고 있었다. 이에 더해 45분에서 1시간 30분의 연장근무를 한다는 3명 중 1명(32.7%) 꼴이었다. 1시간 30분 이상의 장시간 연장근무를 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약 10% 정도를 차지했다.
간호사들은 직무소진(번아웃) 평가를 통해 대다수가 육체적으로 지쳐있다(80.8%)고 응답했다. 간호사 68.1%가 코로나19 이후 노동여건에서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또 일상생활(81.9%), 심리상태(70.3%)에도 코로나19가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으로 일상생활과 심리상태, 노동여건의 측면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이직을 고려하는 간호사들도 많아졌다. 간호직의 최근 3개월 이직 고려 경험(구체적+가끔)은 78%로 타 직종 평균인 67.9%에 비해 11.1%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차~10년 차 간호사의 최근 3개월 이직을 고려했던 경험(구체적+가끔) 비율이 80% 이상을 차지했다. 저숙련자인 1~5년 차의 간호사의 경우 구체적인 이직을 고려했던 비율은 평균 29.9%, 이직을 고려(구체적+가끔)는 평균 79.4%로 나타났다. 중숙련자인 6~10년 차는 각 32.6%, 82.8% 였으며, 고숙련자인 11~20년 차는 각 21.0%, 73.8%다.
이직을 고려하는 원인으로는 ‘열악한 근무조건과 노동강도’가 48.9%로 가장 높았고, 뒤 이어 ‘낮은 임금 수준’이 27.4% 였다. 특히 열악한 근무조건과 노동강도가 간호사들의 휴식 및 개인의 생활을 보장하지 못하고 과도한 업무량을 짊어지게 한다는 지적은 그간 반복돼 왔다.
보건의료노조는 실태조사를 근거로 ‘인력 충원·1인당 적정 환자 수 제도화’ 등을 통해 노동강도의 축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 노조는 “적정인력 충원과 함께 적정한 담당 근무조별 1인당 적정 환자 수의 제도화를 통한 노동강도의 대폭적인 축소만이 오늘날 최고의 긴장상태에서 고강도 육체노동은 물론 지식노동, 정신노동, 감정노동을 함께 수행하는 간호 노동 현장의 문제를 개선하고 환자를 위해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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