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서병수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은 10일 당권 주자간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경쟁·반칙이 심각하게 될 경우 강력하게 제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 위원장은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저희 선관위에서도 이번 전당대회를 가급적이면 따뜻하고 온기 있게 이끌어나가려고 하되, 만일 경쟁·반칙이 심각하게 될 경우 강력하게 제재할 것이라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한동훈 후보의 이른바,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서 위원장의 경고에도 지난 총선 당시 김 여사가 메시지를 보낸 전후 사정이 알려지며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여사와 총선 직후 57분 간 전화 통화한 사실을 알리며 당시 김 여사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여사는 대국민 사과를 못한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고 했다. 자신은 사과할 의향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극구 말렸다고 한다”며 “한번 사과를 하면 앞으로 계속 사과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결국 정권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논리”라고 말했다.

그는 김 여사가 “나 때문에 총선을 망친 것 같아 모든 사람에게 미안하다. 한 위원장이 화가 많이 났을 거다. 이제라도 한 위원장과 대통령님을 화해시켜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고 썼다.

친윤계 일각에서 한 후보가 진 교수에게 김 여사 메시지 원문을 전달했다고 주장하자 당사자가 나서 직접 반박한 것이다.

그러나 친윤계는 여전히 한 후보가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를 설득해 사과하도록 했어야 한다’며 한 후보의 소통 능력 등을 공격했다.

‘원조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권성동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한 후보가 어떻게 하든지 간에 김 여사의 사과를 이끌어 냈어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사과를 이끌어낼 책임은 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있는 것”이라며 “그걸 마치 다른 사람한테 ‘너희들은 그 당시에 뭐 했냐’, 이런 식의 공격은 비겁하다”고 주장했다.

윤상현 후보도 이날 “당시 대통령실과 김건희 여사는 사과할 의사가 없었다는 한동훈 위원장의 단정은 동의하지 않는다”며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보면 사과했을 때의 우려도 담겨있지만 사과하겠다는 뜻도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원희룡 후보 측은 선관위 요청에 따라 공격을 자제하는 모양새지만, 한 후보가 지난 총선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친인척과 공천을 논의했다는 사천 의혹을 거듭 주장했다.

원 후보는 이날 채널A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최소한의 정당 방어 차원에서 두세마디만 하겠다”며 “비례대표 공천은 한 전 위원장을 비롯한 5명 내외 (인사와) 많이 폐쇄적으로 논의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를 향해 “이 부분에 대해선 무엇이 과연 구태 정치고 사심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면서 “(의혹에 대한) 근거는 때가 되면 제시할 것이다. 지금 밝히면 전당대회는 덮인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한 후보 측은 네거티브 공세로 규정하고 대응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확전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사실관계만 파악해서 (대응)해주는 것”이라며 “이런 논란이 계속되는 게 전대에 뭐가 도움이 되고 대통령실과 우리 당에 뭐가 도움이 되겠나”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