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멈추지 않고 변하고 있다.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은 일부 사람들만의 도구였지만, 이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손에 쥐고 생활한다. 이처럼 기술은 순식간에 우리의 삶을 바꾸고, 직업 세계 역시 그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의 발전이 그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사람처럼 글을 읽고 쓰는 대형 언어 모델(LLM)은 일의 방식뿐 아니라 학습, 심지어는 진로를 바라보는 시각까지 바꾸어 놓고 있다.

과거에는 한 직장에서 정년을 맞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면서 오래된 직무는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등장한다. 금융, 제조, 서비스, 교육 등 어느 한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시대에는 ‘한 번 배운 기술로 평생 먹고 살겠다’는 생각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바로 이 지점에서 ‘경력 전환(Career Transition)’이라는 개념이 필요해진다.

경력 전환은 단순히 직장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자신의 삶의 방향을 다시 설계하는 과정이다. 요리사가 IT 전문가로, 사무직 근로자가 교육자로 변신하는 사례는 이제 낯설지 않다. 중요한 것은 ‘나도 언제든 변화를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일이다.

인공지능은 새로운 길을 여는 멘토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변화에 대비해야 할까? 여기서 인공지능, 특히 LLM의 역할이 주목된다. LLM은 질문을 이해하고 답변을 제시하며, 글을 써주고 학습 계획을 세워주는 등 다재다능하다. 마치 스마트폰 속에 들어 있는 개인 과외 선생님이자 진로 상담사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요리를 전공했는데 IT로 전향하고 싶다”고 AI에게 묻는다고 가정해보자. AI는 프로그래밍 언어 중 입문자가 배우기 좋은 Python을 추천하고, 기초 문법을 통해 간단한 프로그램을 작성하고 실습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단계별 학습 경로를 제시한다. 또 “UX 디자이너가 되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요?”라는 질문에는 디자인 툴 활용, 사용자 경험 이해, 협업 능력 등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을 알려준다.

AI는 단순한 답변을 넘어 학습자의 수준과 선호에 맞춘 자료를 제공한다. 이해가 어렵다고 하면 더 쉽게 풀어 설명하거나 예시를 곁들이고, 반복 학습이 필요하면 비슷한 문제를 다양하게 만들어 준다. 심지어 실제 상황을 가상으로 시뮬레이션해 회의 대화나 면접을 연습할 수도 있다. 이렇게 보면 AI는 막막했던 진로 고민을 훨씬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계획으로 바꿔주는 디지털 동반자라 할 수 있다.

평생학습과 윤리, 그리고 우리의 과제

AI는 또한 평생학습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이제는 한 번 배우고 끝나는 교육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배우고 적응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직장에서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은퇴 후에도 자기계발을 이어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AI는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원하는 순간 학습을 시작할 수 있게 해준다. 퇴근 후 자기계발을 꿈꾸는 직장인,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중장년층 모두에게 맞춤형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AI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서 모든 것이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AI가 내놓는 답은 언제나 정확하거나 중립적이지 않다. 잘못된 정보를 제시할 수도 있고, 특정 문화나 관점에 치우친 답변을 할 수도 있다. 또 개인정보 보호나 저작권 문제는 여전히 민감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AI가 주는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AI 리터러시’를 가져야 한다.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사용 능력이 아니라, 책임 있는 활용 능력이다. 어떤 정보를 입력해도 괜찮은지, 결과물이 신뢰할 만한지, 사회적 편견을 강화하지는 않는지 따져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특히 교육 현장에서는 AI의 답을 그대로 시험 문제나 과제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를 넓히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두려움 대신 기회를

경력 전환은 더 이상 소수의 이야기가 아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누구나 새로운 길을 고민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두려워하지 않고 준비하는 일이다. 다행히 이제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AI라는 든든한 조력자가 곁에 있다.

AI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개인의 학습과 경력 설계를 함께하는 동반자다. 변화는 피할 수 없지만, 그것을 기회로 만들 수는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이 AI와 함께 새로운 삶의 장을 열고 있다. 우리 모두가 그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서울사이버대학교 공과대학 컴퓨터공학과 교수다. 조선대학교 전자계산학 전공으로 이학박사 학위를 고려대학교 문화콘텐츠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사이버대학교에서 교무처장, 학생처장, 공과대학 학장을 역임 하였으며, 현재 에듀테크 연구소 소장, 육군 발전자문위원회 정책 분과 자문위원(역임), 광진구청, 동대문구청 정보화추진위원회 위원, 도봉구 업무 평가위원회 위원, 한국원격대학협위회 AI융합교육원 운영위원, 직업능력 심사평가원 컨설턴트, 능력개발교육원 교직분야 보수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인공지능과 감성공학(2025), 인공지능 윤리로 갓생살기 KMOOC 인공지능 윤리 강의를 책으로 읽다!(2022), 메타버스의 정석 feat. 게더타운 (2022), 온라인 강의 콘텐츠 쉽게 만들기 (2020) 등이 있다.

“확장형 온라인 교육을 위한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리오와 설계 및 구현 연구”(2024), “경력전환교육을 위한 대형언어모델(LLM)의 접근성:체계적 문헌연구”(2025)” 등의 논문을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