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 및 구금됐던 우리 국민들이 탑승한 전세기가 12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풀려난 한국인들은 사태 발생 8일 만에 무사히 귀국할 수 있었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민당국이 구금한 한국인 등을 태운 대한항공 전세기 KE9036편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출발했다. 이 항공편에는 미 이민 당국이 구금했던 한국인 316명(잔류 선택 1명 제외), 중국인 10명, 일본인 3명, 인도네시아인 1명 등 총 330명이 탑승했으며 15시간 동안 비행해 이날 오후 3시 23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미 이민 당국의 불시 단속으로 체포된 바 있다. 이후 한미 정부간 협의를 통해 11일 새벽께 전원 풀려나 같은 날 오전 애틀랜타 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인천공항에서는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 정부 관계자들이 직접 귀국하는 우리 국민들을 맞이했다. 지난 9일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파 급파된 박윤주 외교부 1차관 등 관계자들도 해당 항공편에 동승했다.
귀국한 우리 국민들은 간단한 수속을 밟은 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가족들과 상봉했다. 입국장과 미리 마련한 대기장소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입국장에서 이동 중 귀국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집에 오니까 좋습니다”라는 답이 나왔고 건강이 괜찮은지 묻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한 근로자는 버스를 타러 이동 중에 두 팔을 번쩍 들고 “돌아왔다! 자유다!”라고 외쳤고 손을 모아 입에 대고 “매우 좋습니다! 기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하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게이트 앞에서 비행기에서 내리는 근로자들을 향해 박수를 치며 귀국을 환영했다.
게이트 앞 모니터에는 “국민 여러분 귀국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태극기와 함께 떠 있었다.
첫 번째 버스가 상봉 장소로 이동하면서 감격의 상봉 장면이 연출됐다.
공항 인근 주차장에 4, 5층에 마련된 대기 장소에 앞서 1층에서 기다리던 여성은 남편이 내리자마자 “여보!”라고 외치며 포옹했다.
주변 모두가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보냈고 그 소리가 4층 대기장까지 울렸다. 일부는 감격에 겨운 듯 흐느끼기도 했다. 공항 현장은 흡사 이산가족 상봉장면을 연상시킬 정도로 감격과 환호성으로 넘쳐 났다.
입국장 내에서는 시민단체 활빈단이 “트럼프는 사과하라”고 외쳤고 무장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과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풍자 사진도 등장했다.
경찰은 인천경찰청 기동대 60명과 인천공항경찰단 40명 등 100명을 공항 일대에 배치해 현장 상황을 관리했다.
공항부터 주차장까지 주요 동선마다 인원을 배치해 이동을 지원했다.
이들 직원은 주차장에서 가족과 만나 LG에너지솔루션 등이 마련한 차량을 타고 각자의 가정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들에게 한 달가량 장기 유급휴가를 주고 이들의 정신적 육체적 회복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당초 전세기는 11일 새벽 즈음에 출발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풀려나는 한국인들에 대한 호송 및 출국 방식을 두고 한미 간 이견이 생기는 등의 문제로 연기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1명을 제외한 전원이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외교부는 이날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우리 정부는 관련 기업들과도 긴밀히 협업하면서 총력 대응했다”라며 “향후 한미 당국 간 비자 관련 협조에도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라고 자평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에서 이번 사태 해결 방향과 내용을 매듭지었다. 또, 현장에서는 정기홍 재외국민보호 및 영사 정부대표가 이끄는 신속대응팀이 우리 국민의 신속하고 안전한 귀국을 위해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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