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보였던 바이든, 승기 굳혀
당황한 트럼프, 소송전 불사 외쳐
지지자들끼리 충돌, 폭력사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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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미국 대선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5일 오전 7시 현재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 6개 경합주 중북부 ‘러스트 벨트’의 핵심인 위스콘신과 미시간주에서 승리를 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캠프는 해당 주와 펜실베이니아주 3곳 모두 개표 중단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최종 당락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가 되면 미국 대선은 법정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문제는 대선으로 인해 미국이 두 개로 쪼개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 대선은 직선제가 아닌 간선제이고, 각 주마다 승자 독식 구조이기 때문에 선거를 할 때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뒤쳐진 인물들이 자신의 패배를 수용하고, 그 이후 승자가 대선 승리를 선언하는 것으로 대선이 마무리 된다.

만약 뒤쳐진 후보가 자신의 패배를 수용하지 못한다면 대선은 그야말로 혼돈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다행이 아직까지 미국 대선에서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은 후보는 없었다.

대선 불복 첫 사례 나오나

하지만 이번 대선은 상황이 다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간의 투표는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그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현장투표를 개표할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세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우편투표로 넘어가면서 바이든 후보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5일 오전 7시 현재 경합주 6곳 중 위스콘신과 미시간주에서 승리를 하면서 대통령 당선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됐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위스콘신주에서 49.4%의 득표율로 트럼프 대통령의 48.8%를 0.6%p(약 2만 표) 격차로 어렵게 승리했다. 미시간주 역시 49.9%대 48.6%로 승리를 확정지으면서 선거인단 264명을 확보했다. 매직넘버인 270명에 6명 모자라는 수치다.

이제 남은 지역은 네바다주 혹은 펜실베이니아이다. 이 두 곳 중 한 곳이라도 승리를 하게 된다면 대통령 자리에 앉게 된다.

지난 4일만 해도 바이든 후보의 패배가 역력했다. 곳곳에서 패배의 목소리가 들렸다. 미국 언론에서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라고 밝혔다. 그러자 바이든 후보는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끝까지 지켜보자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하룻밤 새에 승리자가 뒤바뀌는 그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에는 승리를 확신했다. 하지만 5일에는 승리를 도둑맞았다는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맹비난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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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검표 요구 등 법적 소송으로

트럼프 캠프 측은 일단 위스콘신주의 재검표를 요구했다. 표차가 1%p 미만이면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다. 또한 캠프 측은 일부 투표소에서 부정행위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시간주에서는 공화당 측 참관을 거부당한 상태로 개표가 진행됐다면서 개표중단 소송을 제기했다.

펜실베이니아는 우편투표 접수 시한과 관련해서 대법원까지 갔지만 대법원은 6일까지 선관위에 도착한 투표용지를 유효표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두 자리 수의 포인트 차이를 보였지만 84% 개표가 된 현재 격차는 5.1%p로 좁혀졌다. 만약 6일까지 선관위에 도착한 투표용지를 유효표로 인정할 경우 역전을 당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는 사기”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선거를 승복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대규모 소송전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누구인지 밝혀지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제는 시간이 오래 걸리면 걸릴수록 미국의 분열은 가속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이미 미국 곳곳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AFP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워싱턴DC에선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소규모 충돌이 발생했다. 워싱턴DC 근처 BLM(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광장에서 1000명의 시위대가 트럼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는 비단 워싱턴DC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LA, 시애틀, 뉴욕 등에서도 비슷한 소동이 벌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도 개표가 진행 중인 TCF센터에 수백명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난입해서 개표 중단을 외치는 시위가 벌어졌다.

아직 총격전은 없지만...폭력사태 우려

미국 내에서는 소규모 충돌은 있지만 아직까지 총격전은 없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소송전을 예고하면서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소규모 충돌이 계속될 경우 결국 총격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미국 언론들에서는 소규모 충돌이 아닌 내전에 버금가는 폭력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패자가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는 미국의 전통적인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연방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입장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미국 하원으로 자리를 옮겨 대통령을 선출하는 방식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남북전쟁 이후 가장 최악의 내전에 시달릴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미국은 앞으로 어디로 흘러갈 것인지 아무도 예측하기 힘든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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