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대출중단 전 금융권 확산 가능성 낮아”
‘풍선효과’우려…KB국민·신한 등 시중은행 “계획 없어”

지난 17일 서울 명동의 한 은행에 붙여진 대출 관련 문구. ⓒ뉴시스
지난 17일 서울 명동의 한 은행에 붙여진 대출 관련 문구 ⓒ뉴시스

【투데이신문 이세미 기자】 최근 NH농협은행의 신규 가계 부동산담보대출 전면중단 선포로 시중은행들도 대출 중단에 동참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전날 신규 부동산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을 오는 24일부터 11월 말까지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NH농협은행에 이어 우리은행은 9월 말까지 3분기 한도가 소진된 전세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으며, SC제일은행 또한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퍼스트홈론’ 중 신잔액 코픽스 금리 연동 상품의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1금융권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도 대출 제한·축소도 이뤄지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0일 저축은행중앙회, 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등 2금융권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를 자율적으로 관리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NH농협은행 뿐 아니라 농협중앙회도 이날부터 지역 농·축협에서 현재 60%인 주택담보대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한도를 40~50%로 낮추고 집단대출 신규 승인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농협을 시작으로 전 금융사들의 대출 제한 확산이 현실화 될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당장 은행권에선 대출중단이 연쇄적으로 일어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대출중단에 대한 금융업계의 전망이 엇갈리면서 대출을 받을 계획이 있거나 대출 만기를 앞둔 실수요자들은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대출 실수요자들은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것도 모자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이자부담에 대한 불안도 호소하고 있다.

이같은 우려가 커지자 이날 금융위원회는 “농협은행 등의 주담대 등 취급중단 조치는 당초 목표치를 크게 초과한 농협은행 등이 계획 준수를 위해 취한 조치이며, 가계대출 취급여력이 충분한 여타 금융회사들까지 대출 취급중단이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금융위에 따르면 매년 금융회사들은 연중 가계대출 관리계획을 수립해 매년 초 금융당국에 제출하고, 이를 기준으로 자체 관리하고 있다.

실제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 7월말 기준 전년도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7.1%로, 당국이 연초 목표치로 정한 ‘연간 증가율 5~6%’ 수준을 초과한 상황이다.

금융위 측은 또한 우리은행과 SC제일은행도 연간 자체적인 리스크관리 기준에 따라 일부상품의 공급을 조절한 것으로 예년에도 종종 있었던 통상적인 리스크 관리·한도관리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부채 리스크관리를 소홀히 했던 은행의 대출 취급 중단 조치로 금융소비자 불편이 발생하지 않는지 면밀히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며 “은행들이 리스크관리 기준에 따라 대출속도를 조절해온 만큼 앞으로도 적정수준의 가계대출이 지속적으로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출이 막힌 은행에서 다른 은행으로 대출수요가 이동하는 쏠림현상인 이른바 ‘풍선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이에 KB국민·신한·하나은행 등은 아직까지 신규 대출중단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대출 중단 상황을 검토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실제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대출 상환도 이뤄지고 있는 점, 대출이 한 은행으로만 쏠리지 않는 다는 점 등 아직까지 대출중단 가능성은 미비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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