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기만’ 논란까지 불거지자 이준석 “메시지 관리해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지하상가를 방문,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TV 토론회에서 손바닥에 왕(王)자를 새긴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거센 가운데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일 열린 5차 TV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 왼손에 새겨진 ‘王’이란 글자가 지난 3일부터 각종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윤 전 총장 측은 해당 논란에 대해 토론회 참석에 앞서 지지자가 격려 차원에서 적어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당내 경쟁자들이 “대선이 주술(呪術) 대선으로 가고 있습니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신을 믿는 그런 사람이 후보가 돼서야, 또 대통령이 돼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캠프의 김용남 전 의원이 지난 4일 MBC라디오에서 ‘손소독제를 바르거나 닦으면 웬만한 것은 지워지지 않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윤 전 총장이) 주로 손가락 위주로 씻으신 것 같다”고 해명하면서 오히려 ‘국민 기만’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주술 논란에 휩싸인 것도 모자라 ‘손가락 위주로 씻었다’는 치졸한 거짓 해명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윤 후보는 대한민국 정치 수준을 그야말로 밑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언사를 멈춰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하헌기 청년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의 대통령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윤 후보가 만약 주술적인 의미로 그 ‘왕’자를 새긴 거라면 그 자체도 심각한 문제일 것인데 더 큰 문제는 윤 후보가 몇 번이나 말을 바꾸어가며 국민들을 기만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대선 주자인 심상정 의원도 지난 3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씩이나 토론회 때마다 정성스레 손바닥에 王자를 적고 나오는 것은 아무리 봐도 이성적인 태도가 아니다”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여권뿐만 아니라 야권에서도 거센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런 식의 이슈메이킹은 지속돼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아마 우리 후보들 중 지지율이 여론조사에서 가장 잘 나오는 후보로 분류되다 보니까 대중의 관심도, 언론의 관심도 뜨거운 게 아닌가”라면서도 “윤 후보도 메시지 관리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보수야권 인사로 분류되는 전여옥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4일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제 절친이 윤석열 지지를 거뒀다. 홍준표가 불안하긴 하나 윤석열 ‘王’자 사건을 보고 화가 났다고 한다”며 “절친은 ‘우리 국민들이 대체 어떤 심정으로 정권교체를 원하는지 진짜 모르는 것 아닌가’ 싶었다고 한다. 저도 공감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캠프 측의 ‘윤 후보가 손가락 위주로 씻는다’, ‘앞으로 저희는 왕뚜껑도 안 먹는다’ 등의 발언을 언급하며 “아재 개그를 넘어 온 세상의 웃음거리로 윤 후보를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덧붙여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국민들 뚜껑 열리게 만들었다”며 “윤 후보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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