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김해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대흥알앤티에서 트리클로로메탄에 의한 급성 중독자가 발생한 가운데 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에 돌입했다.
고용노동부는 7일 대흥알앤티 작업자 94명을 대상으로 임시 건강진단을 실시한 결과, 앞서 증상을 보인 작업자 3명을 비롯해 총 13명이 급성 간 중독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척제에 들어있는 화학물질인 ‘트리클로로메탄’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트리클로로메탄은 무색의 휘발성 액체로, 주로 호흡기를 통해 몸에 들어온다. 고농도로 노출될 경우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대흥알앤티는 지난달 근로자의 급성 독성 간염 재해가 발생한 두성산업에서 사용한 세척제 제조회사에서 납품한 세척제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흥알앤티의 전처리 일부 공정에서는 작업시간을 고려한 노출 기준치에 4.7배에 달하는 트리클로로메탄이 노출됐다.
이에 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제53조에 따라 세척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 또한 이와 같은 조사 결과 및 건강진단 결과 등을 종합해 대흥알앤티의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사항이 있는지 검토한다. 만약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으로 판단될 경우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을 통해 정식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후 노동부는 3월 중 같은 제조사의 세척제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2월 창원시에 위치한 에어컨 부품 제조사 두성산업에서 작업자들이 트리클로로메탄에 의한 급성중독을 진단받았다. 이는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이후 처음으로 확인된 직업성 질병에 의한 중대산업재해로, 해당 사업주는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입건됐다.
중대재해법에 의하면 같은 유해 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할 시 중대산업재해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대흥알앤티도 두성산업에 이어 중대재해법을 적용받을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 권기섭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트리클로로메탄은 충분한 국소배기장치 설치와 보호구 착용으로 초과 노출에 의한 질병 재해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화학물질의 상세한 내용이 표기돼 있지 않거나 유해성에 대해 충분한 안내를 받지 못한 경우, 반드시 화학물질 제조·유통사에 이를 확인하고 근로자들에게 유해성을 충분히 안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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