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신문 이영민 편집인
△ 투데이신문 이영민 편집인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6시 21분 임기를 시작했다. 부도덕하고 무능했던 윤 정권에 유린당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부활이다.

이번 대선은 투표 전부터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와 2위 후보 간 격차가 두 자릿수로 벌어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선거 결과 자체에 대한 이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별한 돌발변수가 없는 한 이재명 후보가 무난히 낙승할 것으로 점쳐졌다. 대다수의 국민들도 자신의 지지 후보가 누구인가에 관계없이 당선가능성 측면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절대 우위를 예상했을 것이다. 바로 이번 선거가 반헌법적 비상계엄의 만행을 저지른 윤 정권과 여당을 심판하는 성격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관심은 이 대통령이 어떻게 대선기간 분열된 민심을 빠르게 수습하고, 밑바닥까지 추락한 민생경제를 회복시킬 것인가에 모아진다. 대선을 치르고 나면 누구나 하는 덕담처럼 국민통합이 최우선이고, 대승적 차원에서 포용의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통합과 포용의 정치 이전에 선결돼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충격적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반헌법적 세력과의 단절이다.

미래를 향한 첫걸음은 반드시 지난 과오에 대한 ‘단호한 청산’이어야 한다. 정치 보복이라는 프레임에, 국민통합이라는 사탕발림에 절대 흔들려선 안 된다. 일단 정권을 잡았으니 과거청산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안일하고 미적지근한 자세는 또 다른 재앙을 잉태하는 불행의 씨앗이 될 것이다. 희생이 있더라도 과거와 단절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천명하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 통합의 정치 이전에 잘못된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 우선돼야 하고, 신속한 특검 도입은 그 해법이 될 것이다.

군부 쿠데타로 무고한 국민들을 희생시킨 전직 두 대통령을 국민통합이라는 명분으로 어물쩍 사면해 준 결과, 오랜 시간 그들이 준동하며 민심을 이간질해 혐오와 대결, 갈등을 조장하고 국론을 분열시켜 국민들의 뇌리 속에 치명적 트라우마를 남겼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야당 입장에서도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잘못된 역사와 단절하는 결연한 의지를 천명해야 한다. 당 내부는 힘의 질서를 민주적이고 미래지향적 쇄신의 방향으로 잡아야 한다.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불법 계엄에 직간접적 책임이 있는 인물들은 당 차원에서 능동적으로 정리하는 사즉생의 각오를 보여줘야 한다. 21대 대선이 마지막 선거는 아니다. 당장 내년 지방선거와 내후년 총선을 생각한다면 살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건강한 보수 정치세력의 생존도 온전한 대한민국의 정치 문화를 뿌리내리는 데 반드시 필요한 오른 날개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여당도 진정성 있는 자세로 야당을 국정 동반자로 인정하고 포용하는 집권당으로서의 면모를 발휘해야 한다. 그래야 새 정부에 힘이 실린다. 구밀복검(口蜜腹劍)의 가식적 태도로는 진심어린 협조와 소통은 요원하다. 독단적 국정운영을 경계하는 일각의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그리고 한시가 급한 민생경제의 정상화를 위해 여야정이 원팀으로 협력해,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위기의 대한민국을 건져내야 한다. 건전한 경쟁관계 속에서 상생하고 성장하는 선순환의 정치문화, 그 초석을 다지는 위대한 대한민국의 시작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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