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재선임 안건 등 주주총회서 원안 통과
최정우 “ESG 경영, 무재해 작업장 구현할 것”
시민단체 “새로운 변화 요구하는 목소리 외면”

ⓒ포스코
포스코 최정우 회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포스코 최정우 회장이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연임 반대 목소리에도 재선임에 성공했다. 최 회장은 연임 결정이 내려진 이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하는 한편, 무재해 작업장을 구현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시민단체들은 포스코가 변화가 아닌 구태를 선택했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포스코는 12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최정우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사내이사 선임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6개의 안건도 상정돼 원안 통과 됐다.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한 최 회장은 재무실장, 정도경영실장, 가치경영실장을 거쳐 2017년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8년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으며 2017년 7월 권오준 전 회장이 중도 퇴임하면서 회장직에 올랐다. 최 회장은 이번 연임 결정에 따라 오는 2024년 3월까지 임기를 수행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이날 재선임 결정 이후 ESG 경영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수소환원제철을 실현, 탄소중립을 달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잇달아 발생한 사업장 인명사고와 관련해서도 무재해 작업장 구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는 “ESG 경영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았고 ESG 경영 성패에 따라 미래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지난해 12월 ‘2050 탄소중립 선언’에서 발표했듯 장기적으로 수소환원제철을 실현해 탄소중립을 달성해 단기적으로 이산화탄소 저감기술, 저탄소 제품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역사회와의 상생은 물론 무재해 작업장 구현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더욱 발전시켜 기업시민 경영이념 실천을 실천하고, 100년기업 포스코로 나가는 기반을 탄탄히 해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 회장의 연임을 반대해왔던 사회 각계각층의 비판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는 모습이다. 포스코는 연이은 사업장 인명재해로 무너진 안전경영에 대한 사회적 지탄을 받아왔다. 또 일각에서는 최 회장 취임 이후 16명의 원‧하청 노동자들이 사고로 사망했음에도 보여주기식 대책만 내놓고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 포스코에서는 지난해 11월 전남 광양제철소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3명이 사망하는 등 매년 수차례 폭발, 화재 등으로 인한 인명사고가 잇달았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지난 달 22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최 회장을 비롯한 포스코 임원 64명이 회사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연임 반대 목소리에 불을 지폈다. 회사는 자사의 주식이 급락하는 가운데 임원들이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시민단체들은 이사회의 자사주 취득 결정에 따른 주가인상 호재를 미리 알았을 것이라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에 나섰다. 

이에 따라 참여연대를 비롯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기후위기비상행동,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는 주총이 열린 이날에도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최 회장 연임 결정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결국 포스코는 변화가 아닌 구태를 선택했다. 오늘 정기주주총회는 소통이 아닌 불통을, 신뢰가 아닌 불신의 모습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다. 포스코의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노동자와 시민들의 목소리는 외면당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2018년 7월 최 회장이 취임한 이후 16명의 포스코 원하청 노동자들이 사고로 사망했지만, 여전히 노동안전보건 시스템은 복구되지 않고 있다. 1조원의 안전비용을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고 정비비용을 전환해 더 큰 위험을 초래하는 상황이다”라며 “현장에선 정비비용, 작업인원이 부족하고 노동강도가 심해져 노동자의 신음소리가 터지고 있는데 CCTV, 액션캠 등 언론홍보용 대책만 남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노동시민사회단체는 노동탄압, 중대재해, 불법파견, 환경오염, 인권탄압, 비리경영 등의 문제로 불법과 부정의 아이콘으로 전락한 최정우 회장의 자진 사퇴를 통해 포스코를 재건해야 한다고 말해왔다”라며 “새로운 포스코는 불통과 불신이 아니라, 노동자와 시민과의 소통이 핵심이다. 수십 년간 누적된 적폐에 대해 노동자와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과감하게 적폐청산에 나설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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