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치면 없던 일로 해주겠다” 진실 여부 주목
윤석열 전임 대변인 이동훈, 여권 공작설 제기
국민의힘은 즉각 반응, 윤석열 캠프는 침묵
국민의힘 잃을 게 없지만 윤석열 캠프는 타격
격분한 여권, 회유 인사 밝히라 압박넣고 있어

윤석열 캠프 전 대변인 이동훈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가짜 수산업자로부터 금품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캠프 전직 대변인이었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여권 인사로부터 회유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전 위원이 “Y(윤석열 전 검찰총장)를 치면 없던 일로 해주겠다”면서 회유를 했다는 것이다. 당장 야권은 이에 대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밝힌 반면 여권은 ‘저질 자작극’이라면서 맹비난했다. 이에 해당 여권 인사가 누구이며,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에 대해 명확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윤석열 쳐라

윤석열 대선 캠프 대변인을 맡았었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의 이 같은 발언은 큰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전 위원은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로부터 골프채 세트를 받았다는 의혹 때문에 금품수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지난 13일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고, 조사를 받고 나오는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여권 공작설을 제기했다. 이 전 위원은 여권 사람이 찾아와 ‘Y’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폭탄 발언이면서 대선판을 흔드는 발언이기도 하다. 만약 해당 폭로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야권 유력 대선주자에 대한 전대미문의 정치공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치권은 사태의 추이와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국민의힘은 당 차원의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정권을 도우면 없던 일로 해주겠다고 회유를 했다니…충격적인 사안”이라며 “당 차원에서 즉각적인 진상규명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죽마고우인 권성동 의원 역시 “이 전 논설위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전형적인 공작정치이자 수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뒤흔드는 중대사건”이라며 “여권의 습관적 정치공작의 실체를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윤 전 총장 캠프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처럼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 측이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국민의힘으로서는 잃을 것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윤 전 총장 측은 잃을 것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해당 폭로를 최대한 키워서 이슈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기 위해서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그 시간에 여권을 향해 최대한 화력을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국민의힘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전략이 되는 것이다. 아울러 윤 전 총장을 도왔다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

윤석열 캠프는 부담으로

하지만 윤 전 총장 측은 상황이 다르다. 이 전 위원은 골프채 세트를 ‘빌린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금품수수 의혹 때문에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점에서 섣부른 대응을 할 수 없다. 또한 이 전 위원의 폭로가 ‘사실인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세를 취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이 전 위원이 ‘윤석열 캠프 대변인’ 출신이라는 점이다. 만약 해당 폭로가 사실이 아니라고 드러날 경우 윤석열 캠프의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즉, ‘거짓말쟁이’를 캠프 대변인으로 임명하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골프채 세트를 ‘빌린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엄연히 ‘수사’를 받았다는 점에서 윤석열 캠프에서 여권 공작설로 여권을 공격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이 전 위원이 무혐의 처분을 받기 전까지는 어쨌든 윤석열 캠프로서는 몸을 사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 전 위원의 폭로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지거나 이 전 위원이 ‘빌렸다’고 주장하는 골프채 세트가 금품수수였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윤석열 캠프가 받는 타격이 상당히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이는 국민의힘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여권 공작설’에 대해 화력을 최대한 집중하면서 윤 전 총장을 보호해주는 듯한 자세를 취하다가 만약 여권 공작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날 경우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피해는 적다.

최악의 경우 윤 전 총장을 포기하면 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일을 계기로 야권의 맏형 역할을 하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여권은 발칵

당장 여권은 발칵 뒤집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작극이라고 규정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구체적으로 회유한 여권 인사의 이름을 밝히고 정말로 회유하려 했다면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 터무니없어 논평할 가치도 없다”면서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야권에서는 이 문제를 갖고 계속 공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앞서 언급한대로 이준석 대표는 ‘진상규명’을 외쳤다. 하지만 이 전 위원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회유하려고 했다는 여권 인사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는다면 영원히 미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즉, 대선 기간 내내 이 문제는 야권에서 제기할 것이며, 그에 따른 여권 공작설은 계속해서 정치판에 떠도는 이슈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이 전 위원이 계속해서 침묵으로 일관할 수 있겠느냐는 것도 미지수다. 경찰은 당장 발끈하고 나섰다. 여권 공작설에 실체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이 발끈하고 나섰다는 것은 여권 공작설에 대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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