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병상생활 끝에 26일 건강 악화로 운명
전두환 신군부 2인자, 제13대 대통령 재임

노태우 전 대통령ⓒ뉴시스
노태우 전 대통령ⓒ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향년 89세.

지병으로 오랜 병상 생활을 해온 노 전 대통령은 26일 오후 건강이 악화돼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이송, 집중치료를 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운명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옥숙 여사와 딸 소영, 아들 재헌이 있다. 소영 씨와 이혼 소송 중인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사위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뒤 지병으로 희귀병인 소뇌 위축증과 천식 등이 더해지며 투병생활을 이어왔다.

1932년 12월 4일 경북 달성군 공산면 신용리(현 대구 신용동)에서 면 서기였던 아버지 노병수씨와 어머니 김태향씨의 장남으로 태어난 노 전 대통령은 공산초등학교와 대구공업중학교, 경북고등학교,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군인으로 보안사령관까지 지냈다.

정치인으로서는 체육부·내무부 장관, 12대 국회의원, 민주정의당 대표 등을 지냈다.

노 전 대통령이 역사의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육군 9사단장이던 1980년 12·12 사태였다. 당시 육사 11기 동기인 전두환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 세력의 쿠데타에 참여했다.

노 전 대통령은 12·12 사태로 정권을 장악한 이후 신군부의 제2인자로 떠오르며 승진 가도를 달렸다.

노 전 대통령은 수도경비사령관, 보안사령관으로 초고속 승진을 한 뒤 대장으로 예편했다. 이후 정무2장관, 초대 체육 장관,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 민정당 대표를 거치며 정치인으로 행보를 이어갔다.

5공화국 말기 전두환 전 대통령을 이을 정권 후계자로 떠오르면서 1987년 민정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1987년 대선에서 민정당 대선후보로 나섰다. 당시 김영삼 전 통일민주당, 김대중 평화민주당,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대선 후보가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다자간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결국 야권 분열 속 진행된 직선제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퇴임 후 12·12 주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무력 진압, 수천억 원 규모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재판대에 올랐다. 노 전 대통령은 법원에서 징역 17년형과 추징금 2600억원을 선고받았지만 1997년 12월 특별사면 조치로 석방됐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추징금 미납 논란에 시달리다가 뒤늦게 완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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